드리 이야기

장애인 직장인의 무덤인가 농협중앙회 전산센터

쉔아빠 2008. 6. 18. 10:36

필자는 전산쟁이입니다.

경력은 13년을 넘다보니 여러 회사들에서 프로젝트도 많이 한 편입니다.

그덕분에 각 회사별로 장애인을 대하는 태도나 배려들을 알 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하는 프로젝트때문에 아침마다 오늘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하는 심정으로 출근중입니다.

일단 전 장애 2급 목발을 짚다보니 이동을 위해선 차를 안쓸수가 없습니다.

 

문제의 발단은 거기서 시작합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전 지금 농협에서 1개월짜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머 일하는거야 다 똑같으니 그러려니 하고 있습니다만

매번 일을 할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주차가 젤 큰 문제로 대두됩니다.

그렇다 보니 주차관리하는 분들과 대체로 좋은 관계나

얼굴이라도 마주치면 인사도 잘하고 그런 편입죠

근데 이 농협중앙회 전산센타의 수위들은 쫌 많이 문제가 있다는 겁니다.

처음부터 장애인칸에 주차하는 것가지고도 [첨언 : 전산센타 입구쪽은 지역농협 은행이 있습니다.]

은행 주차장이니 전산센타와 먼 안쪽 주차장에 주차하라는 겁니다.

일반 주차장에 주차하면 되지만 우리나라 주차라인의 특성상 좁습니다.

덕분에 목발 내리면서의 승하차는 참 거시기 하죠...

그래서 한 일주일은 그 늠의 자리때문에 옥신각신, 암튼 왠만하면 그들이 하라는 대로 하되

센타 정문입구쪽 옆에 그려진 장애인칸에 주차할 수 있게 해줬습니다.

[이들은 이게 대단한 배려라고 생각하더군요. 그외로 장애인 주차라인은 긴 건물을 지나
안쪽 테니스 코트쪽이나 가야 있는듯 하고요, 센타 건물앞에 3개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의 사용의 주는 농협 버스와 업무용 차량들이 쓰도록 되어 있더군요.
법적으로 라인을 그려야 하니 그리고 사용은 자기 맘대로인 셈이죠.]

근데 문제는 6월 18일 출근하면서 발생합니다.

오늘은 비가 옵니다. 전산센타 입구 옆쪽에 장애인칸 3개나 있습니다.

딴때야 그들의 말대로 했습니다.

암튼 출근하면서 사람 좋은 얼굴로 비도 오고 하니 저기다 좀 주차하겠다 했더니

안된딥니다. 버스 서야 한답니다.

어제 계신 분들은 가능하다고 해서 주차했다 했더니 이따가 헌혈버스가 오는데

그들을 위해서 비워줘야 한답니다.

그럼 왜 장애인칸 저따가 만드셨어요?? 했더니

관리자 왈

'당신 그렇게 따질거면 저 안쪽 전산센타 땅에 그려진 장애인칸이나 입구쪽 고객주차장의 장애인칸에 주차해라'

그래서 비도 오고 해서 비맞고 건물에 들어가야 하지만 저기라면

제가 목발 짚어서 느리지만 타인 도움없이 왔다갔다 가능할 것 같다고 얘기했습니다.

그랬더니 '그걸 만든건 우리맘이고 여긴 우리땅이니 넌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논리를 전개하면서

암튼 자기 합리화 논리를 열심히 얘기하시더군요

그래서 아저씨 말이 맞다고 보세요?? 하닝깐  이 아저씨 제 질문과 같은 식으로 말하는 것을 보면서

 

이사람과는 더이상 얘기할 가치가 없구나 싶더군요.

게다가 비도 오고 업무도 봐야 하는 입장이고 당분간은 얼굴을 마주쳐야 하는 입장이라

그냥 알았다고만 하고 입구쪽에 주차하고 비를 맞으며 건물로 들어 왔습니다.

참 이렇게 비참해야 하나 하는 심정입니다.

안그래도 이곳 농협 중앙회 전산센타는 저같은 장애인에겐 일하기도 힘든 곳입니다.

6층 건물에 전기절약한다고 엘리베이터는 2,5,6층만 운행합니다.

제가 일하는 곳은 4층이고요 식당은 6층이다 보니 밖을 나갈려면

걸어서 내려 가든가 1층 올라가서 엘리베이터 타고 움직일 수 있는 곳입니다.

솔직히 저같은 중증 장애인들이 와서 일할 곳이 못되는 그런 곳이구나하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해주고 농협 스스로는 최고의 금용사를 꿈꾸는지는 모르겠으나

기본도 안된 이런 모습에서 아직도 이런 후진적인 기업일 뿐이구나 싶습니다.

이런 사소한 것을 보고 있자면 과연

 

ps. 필자는 이달말이면 이곳을 떠난다.
하지만 필자와 같은 처지의 장애인이 이곳에서 비슷한 상황에 처할 것을 생각하면
이런건 알릴수 있음 알려야 한다는 생각에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